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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는 이유도 의미도 모두 내안에 있다

달달키친 2023. 12. 5.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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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앤다이닝] 12월호가 도착했습니다.

 

발행인의 글을 보는 순간, 어쩜 저리도 맛깔스럽게 사람의 마음 한 켠을 읽어냈을까 싶어서 공유해봅니다.

여행에 단상에 대한 글, 너무 공감합니다.

여행이란 삶의 스타일이다. 각자가 여행자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 

우리의 여행의 기억은 달라집니다.

여행마다 열심히 나를 디자인하며, 진심을 다해 임해봅시다! ㅎㅎㅎ


여행을 떠나는 이유도 의미도 모두 내안에 있다

여행이 시작되는 순간

 

 

 일본의 포크 가수 오자와 겐지가 "우리들이 사는 이 세계에는 여행을 떠날 이유가 충분히 있다"며 노래한 것은 1990년대로, 당시 일본에서 유행 중이던 저는 그 곡이 수록된 'LIFE'라는 레코드를 구멍이 뚫릴 정도로 들었습니다. 풀 사이먼의 'You Can Call Me Al'와 'Late in the Evening(지금 들어도 너무 세련된 곡!!)의 프레이즈가 샘플링된 그 악곡에 음악적으로도 감동했지만, 미래에 대한 자잘한 걱정이 많던 당시의 저는 마치 꽤 밝은 미래가 펼쳐질 듯한 장대한 무언가를 선물받은 것 같아 눈시울을 적시곤 했답니다.

필란드 작가 토베 얀손이 쓴 무민 시리즈를 좋아합니다.  그 중에서도 무민 계곡에서 텐트를 치고 살다가 가을이 되어 무민들이 동면 준비에 들어갈 무렵, 조용히 홀로 계곡을 뒤로하고 남쪽으로 여행을 떠나는 스너피킨의 삶에 어릴 적 동경을 품어왔습니다. 어른이 되어, 잡지를 만드는 사람이 되었고, 정신 차려보니  「바앤다이닝」이라는 잡지를 가방에 넣고 세계를 다니게 되었습니다. 처음 가 본 것에서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모르는 마을의 호텔에서 잠자는 것을 되풀이하는 사이에, 저는 '여행을 떠나는 이유'보다 '여행은 무엇일까?'라고 하는 명제에 흥미가 옮겨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말을 바꾸자면 '왜 우리는 여행이 필요한 것인가?'라는 것으로 말이죠.

 우리는 기본적으로 거의 비슷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서 익숙한 장소로 향하고, 익숙한 사람들과 만나요.

 그걸 안정된 삶으로 느끼기도 하지만, 영구 운동과도 같은 사이클은 마치 끝없이 돌아가는 메리고라운드나 아베 코보 소설에 등장하는 신생명체, 자신의 분을 먹으며 끝없이 원운동을 하는 유프케쳐 같은 존재와 닮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사이클에서 잠시 떨어질 시간이 필요하여 여행을 떠나는 것을 아닐까 · · ·하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여행은 무엇인가?"

 크고 작은 기사를 위해 매월, 매일 여행하는 저희는 이런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여행이란 이동하는 행위가 아니고, 어쩌면 삶의 스타일일지도 모른다'라고 말입니다. 갑자기 무슨 말인가 하시겠지만, 조금 말을 바꾸면, 그것은 각자가 '여행자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가 없는가 하는 시선에 관한 것입니다. 아무리 멀리 이동해도 자세히 보지 않는 사람이 있고, 아무데도 안 가도 멀리까지 내다보는 사람이 있습니다. 도무지 변할 것 같지 않은 일상도, 잘 안풀리는 날에도 여행자의 시좌를 가지고 마주하면 세상이 무척 달리 보일 것입니다.

 너무 일반론인가요?

 자신 속에 내재되어 있을 여행자의 마음을 잠재우지 않는다면, 우리의 되풀이되는 일상 속에서도 여행하듯 살아갈 수 있습니다.

 저희는 그 사실을 일깨워주는 하나의 존재로 임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매달 「바앤다이닝」을 한 권씩 만드는 것도 하나의 여행입니다. 어느 날 텐트를 접고 떠나는 스너프킨도 있지만 저희의 여행은 계속됩니다.

 

올해의 마지막인 12월호에도 다양한 여행을 실었습니다.

세계가 주목하게 된 김치를 보다 '힙'하게 바라본 김치 여행, 이탈리아로 떠난 사진작가의 일기 같은 여행, 젊은 요리사의 고되면서도 멋진 해외 레스토랑 경험담, 그리고 겨울에만 즐길 수 있는 국내 호텔 여행 등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번 호도 旅心의 마음으로 즐겨주시리 바랍니다.

올 한해도 수고 많으셨고 저희 책을 한 페이지 한페이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발행인 이성곤 ( [바앤다이닝] 12월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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